한식 없는 호텔도 호텔입니까/임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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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조회 1,176회 작성일2011-05-10 18:53:00본문
지구촌 시대를 맞아 국제적 교류가 빈번한 요즘 만남과 대화의 공간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식이다. 앞으로 음식산업은 관광·문화 등 연계산업과 함께 발전시켜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무한한 수익성과 함께 미래형 동력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예견된다.
200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식품산업의 규모(4800조원)는 자동차 시장 규모(1320조원)나 IT 산업규모(2750조원)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경제적 이익창출 효과가 큰 잠재적 시장이다.
근래 정부 내에서도 한식세계화추진단 출범과 각종 국제행사를 통해 한식 세계화 작업에 가속력이 붙으면서 한식을 세계 5대 음식 중 하나로 도약시키기 위한 희망찬 목표를 향해 긍정적 기대와 포부를 담은 행보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5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워싱턴에서 개최한 한식체험행사는 미국이라는 세계무대에서 현지의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한식의 맛과 멋을 한껏 선보이면서 한식의 국제화를 가늠해 본 좋은 기회였다.
얼마 전 제주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서 제공된 한식메뉴 중 김윤옥 여사의 잔치국수 아이디어와 대통령이 직접 꼬치구이를 구워 외국 정상에게 대접하는 모습은 한식 세계화 추진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그 뒤에는 세계음식문화의 메카로 일컬어지는 프랑스 파리에서 한승수 총리 방문 시 프랑스 각계 인사를 초청한 \'한국문화의 밤\' 행사에서도 한식이 소개돼 열광적인 반응이 있었다.
한식은 발효과학적 효능의 우수성, 웰빙 건강식으로 인식되면서 그 콘텐츠를 제대로 홍보한다면 슬로푸드의 세계적 트렌드에 힘입어 고급음식으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오랫동안 한식 세계화의 첫걸음으로서 우리나라의 주요 특급호텔에서 자취를 감추어 버렸던 한식당을 재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특급호텔에는 반드시 한식당을\': 조선일보 2008.7.25).
이와 관련, 정부 관련 부처에서 한식당 설치 장려책을 강구 중에 있고 일부 호텔에서 적극 검토 중에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 있다. 이와 병행 또는 앞서 꼭 추진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다. 특급호텔에서 개최되는 각종 연회에 참석하면 으레 양식 스테이크(주로 호주산 와규)가 제공되는데 이에 식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주요 특급호텔에서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한식과 양식이 차지하는 연회 비율이 각각 5%와 95%라고 전하고 있다. 대부분의 연회에서 한식보다는 양식이 제공되고 있다는 얘기이다. 필자는 얼마 전 아시아의 주요 정치인들이 참석한 국제회의의 계기에 한식당이 없는 시내 한 호텔에서 부득이 프랑스 식당을 빌려 만찬을 주최한 적이 있다.
어느 한 외국 인사가 김치와 불고기는 없느냐고 묻는 바람에 그 호텔에는 한식당이 없다는 궁색한 답변을 하면서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적이 있었다. 한식 세계화를 위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방안과 함께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머무는 호텔에서부터 그들이 한식에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방안이 하루빨리 마련됐으면 좋겠다.
한식 세계화 사업이 우리 문화의 진수를 세계에 알리는 진정한 소프트파워로서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를 위해 가까운 데서부터,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천방안으로 양식보다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식 식단으로 아름다운 연회 테이블을 꾸미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임성준·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조선일보/2009년 7월 3일
200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식품산업의 규모(4800조원)는 자동차 시장 규모(1320조원)나 IT 산업규모(2750조원)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경제적 이익창출 효과가 큰 잠재적 시장이다.
근래 정부 내에서도 한식세계화추진단 출범과 각종 국제행사를 통해 한식 세계화 작업에 가속력이 붙으면서 한식을 세계 5대 음식 중 하나로 도약시키기 위한 희망찬 목표를 향해 긍정적 기대와 포부를 담은 행보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5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워싱턴에서 개최한 한식체험행사는 미국이라는 세계무대에서 현지의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한식의 맛과 멋을 한껏 선보이면서 한식의 국제화를 가늠해 본 좋은 기회였다.
얼마 전 제주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서 제공된 한식메뉴 중 김윤옥 여사의 잔치국수 아이디어와 대통령이 직접 꼬치구이를 구워 외국 정상에게 대접하는 모습은 한식 세계화 추진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그 뒤에는 세계음식문화의 메카로 일컬어지는 프랑스 파리에서 한승수 총리 방문 시 프랑스 각계 인사를 초청한 \'한국문화의 밤\' 행사에서도 한식이 소개돼 열광적인 반응이 있었다.
한식은 발효과학적 효능의 우수성, 웰빙 건강식으로 인식되면서 그 콘텐츠를 제대로 홍보한다면 슬로푸드의 세계적 트렌드에 힘입어 고급음식으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오랫동안 한식 세계화의 첫걸음으로서 우리나라의 주요 특급호텔에서 자취를 감추어 버렸던 한식당을 재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특급호텔에는 반드시 한식당을\': 조선일보 2008.7.25).
이와 관련, 정부 관련 부처에서 한식당 설치 장려책을 강구 중에 있고 일부 호텔에서 적극 검토 중에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 있다. 이와 병행 또는 앞서 꼭 추진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다. 특급호텔에서 개최되는 각종 연회에 참석하면 으레 양식 스테이크(주로 호주산 와규)가 제공되는데 이에 식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주요 특급호텔에서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한식과 양식이 차지하는 연회 비율이 각각 5%와 95%라고 전하고 있다. 대부분의 연회에서 한식보다는 양식이 제공되고 있다는 얘기이다. 필자는 얼마 전 아시아의 주요 정치인들이 참석한 국제회의의 계기에 한식당이 없는 시내 한 호텔에서 부득이 프랑스 식당을 빌려 만찬을 주최한 적이 있다.
어느 한 외국 인사가 김치와 불고기는 없느냐고 묻는 바람에 그 호텔에는 한식당이 없다는 궁색한 답변을 하면서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적이 있었다. 한식 세계화를 위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방안과 함께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머무는 호텔에서부터 그들이 한식에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방안이 하루빨리 마련됐으면 좋겠다.
한식 세계화 사업이 우리 문화의 진수를 세계에 알리는 진정한 소프트파워로서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를 위해 가까운 데서부터,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천방안으로 양식보다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식 식단으로 아름다운 연회 테이블을 꾸미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임성준·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조선일보/2009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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