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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박병환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피할 수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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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조회 88회 작성일2022-03-02 12: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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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환 칼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피할 수 없었나

2022-02-28 11:43:06 게재

00211657_P.jpg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제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다. 현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를 포위해 함락이 임박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외롭게 저항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공격에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미국과 나토는 동유럽 동맹국들을 보호하기 위해 병력 배치를 늘릴 뿐이고 우크라이나에 지원군을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재차 천명했다.

전세계적으로 러시아의 군사행동에 대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으나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나라는 없다. 이런 가운데 유엔난민기구는 이번 사태로 최대 400만명의 피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미국을 비롯한 나토동맹국들은 무엇을 했나?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주권 및 영토 보존을 보장하겠다고 했는데 이제 실없는 말이 되었다. 그동안 한 일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탱크 공격에 맞설 수 있는 대전차 미사일 등 무기를 지원하고 러시아에 대해서는 제재카드를 흔드는 것이 전부였다. 독일과 프랑스는 어떻게든 전쟁을 피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미국과 영국은 거의 매일같이 러시아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떠들어댔다. 심지어 침공 날짜와 시간까지 예상하기도 했는데 마치 러시아의 침공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반응이었다.

전쟁 일으킨 러시아에게만 책임 있나

현재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철군을 요구하면서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책임이 러시아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감추려 한다. 그간 그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자신의 안보우려 해소를 위해 서방측에 요구한 사항, 즉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허, 동유럽에 배치된 나토의 병력과 무기를 1997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릴 것 등에 대해 성의있는 답변을 거부하고 통상적인 군비축소만을 거론함으로써 러시아를 실망시켰다.

서방측은 1990년 독일통일의 마무리 단계에서 러시아 측에 대해 나토의 동진 자제를 약속했음을 전면 부인해왔다. 하지만 얼마 전 독일 슈피겔지 보도에 따르면 서방의 구두 언질 내용이 최근 비밀해제된 당시 영국 국가 문서에 나와 있다.

나아가 엄격한 공평의 잣대에서 보면 냉전이 종식돼 소련권의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해체되었을 때 같은 길을 걸었어야 할 나토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소련 영향권에 있던 동구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나토의 동진은 계속돼 이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거론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러시아로서는 심각한 안보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러시아가 어느 정도 안보위협을 느끼고 있는지는 지난해 12월 러시아가 1962년 쿠바 미사일위기를 거론하며 중남미에 군사기지를 설치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데서 잘 알 수 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아직 나토 회원국이 아니다. 이미 동유럽에 배치된 나토 병력과 전략무기와는 달리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실현되지 않는 한 나토에게는 국제정치에서 말하는 현상(status quo)에 변화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만큼 타협의 여지가 있지 않았을까?

다음으로 우크라이나정부는 파국을 면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는가?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떻게든 러측과 협상해 난국을 타개하려하기보다는 나토 가입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미국 등 서방에 매달리는 모습만 보여주었다. 물론 주권국가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압력 때문에 대외정책을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국경지대에서 대규모 무력시위를 하고 있는데도 미국과 나토가 유사시 우크라이나에 대해 병력 파견은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밝혔으면 대안을 고민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러시아의 위협 때문에 나토 가입을 추진했으나 역설적으로 그것 때문에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있다면 나토 가입에 집착하기보다는 러시아와 협상을 벌였어야 했다.

우크라이나에 있어 나토 가입은 수단이지 결코 목적 자체는 아니다. 국민들이 겪을 고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나토 가입을 재검토하겠다는 약속만 했더라면 단기적으로는 현재와 같은 사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포위된 상태에서도 우크라이나정부는 나토 가입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동맹과 지도자 중요성 깨닫는 계기되길

미국의 러시아 요구에 대한 무시와 우크라이나의 무작정 버티기가 지속되자 푸틴은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플랜B를 실천에 옮겼다. 러시아의 침공이 정당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현 상황이 오기까지 인과관계가 그렇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미국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아니라서 지원군을 보낼 수 없다고 구차한 이야기를 하면서 러시아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이번 사태를 보며 동맹의 중요성, 지도자를 잘못 만나면 국민이 고생하게 된다는 점 등을 많은 사람들이 새삼 깨달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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