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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박병환 / 고토 회복 주장과 러시아에 대한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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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조회 113회 작성일2021-10-18 1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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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고토 회복 주장과 러시아에 대한 착각

2021-10-15 11:36:06 게재

00205277_P.jpg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 전 주러시아 공사


한국 언론은 러시아를 그리 자주 다루지 않지만 최근 유튜브에는 러시아에 관한 것이 자주 올라오고 조회수도 상당하다. 그런데 문제는 상당수가 러시아의 한국에 대한 의도를 잘못 이해하거나 왜곡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러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 주장이나 해석이 한국정부와는 무관하더라도 러시아 사람들이 보면 한국이 러시아에 대해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가 의구심을 가질까 우려된다.

문제가 될만한 영상들 가운데 몇개의 제목을 보면 '사할린 한국 매입설' '시베리아 땅, 한국 땅이 된다!!' '50년 계획의 한러 비밀협약' '일본에 줄 바에야 한국에게만 넘긴다는 섬' '러시아 사회학자들이 시베리아 양보하고 한국인들과 통일하자는 이유' '한국, 새로운 영토 획득 임박!!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에 태평양 섬 넘기겠다고 말하는 이유' 등이다.

이러한 것들은 다음의 2개 사실을 갖고 상상을 펼치고 있다.

첫째, 블라디미르 수린이라는 러시아 학자가 2005년에 '코리아 선언'을 발표했다. 요지는 우랄산맥 동쪽의 극동시베리아 지역은 인구가 매우 적고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있는데 중국인들의 '평화적 잠식'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처해 영토를 보전하려면 '코리안'(남한 및 북한)만 받아들여 이 지역을 개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나아가 이를 촉진하기 위해 한국과 러시아가 '공생국가'(국제법상 국가연합과 유사한 개념)를 이루어 광대한 미개척지에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자고 제안했다.

둘째, 그간 러시아는 극동시베리아 개발에 한국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청해왔다. 최근에는 일본과 영토분쟁이 있는 남()쿠릴 열도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역시 한국의 참여를 희망했다.

수린 박사의 '코리아 선언'에 대한 오해

수린 박사의 '코리아 선언'은 러시아에서 아는 사람은 소수이고 주목을 끈 것도 아니다. 러시아정부도 이런 주장을 인지하고는 있겠지만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문제의 유튜브 영상물들을 본 사람들이 그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확인하기 어려우나 조회수가 상당하다는 것이 우려스럽다. 조회수가 적은 것도 40만회 이상, 많은 것은 100만회가 넘는다. 최근의 유튜브 현상에 앞서 2018년에는 '한러 공생국가 위원회'라는 민간단체가 생겨났는데 이 단체는 수린 박사의 주장을 근거로 '고토 회복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폈다.

영토 문제에 관한 러시아 정부의 태도를 보면 아무르강 유역 국경선 획정에 관한 중국과의 협상에 40년이 걸렸고, 남쿠릴열도를 둘러싼 일본과의 협상은 2차대전 이래 지금까지 답보 상태다. 최근 푸틴 대통령의 발언으로 봐도 러시아는 그 섬들을 일본에 넘겨줄 의사가 전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한국에 그 섬들을 매각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얘기다.

개발을 위해 그 지역을 보세구역으로 지정하고 외국기업들에 토지소유를 허용하겠다고 하는 것을 어떻게 러시아 영토를 한국에 넘긴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나?

과거 러시아를 방문한 한국의 어느 유력 정치인이 러시아 인사에게 연해주 지역에 고려인자치주를 세우면 어떻겠냐고 질문하였는데 필자는 나중에 러시아 측으로부터 그때 불쾌했다는 소리를 들은 바 있다.

한국정부 러시아에 대한 관심 저조

2004년에는 러시아의 인터넷 신문에 '서울이 우리의 연해주에 대해 꿈꾸고 있다'(И Сеул мечтает о нашем Приморье)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는데 의역하면 '한국이 우리의 연해주를 넘보고 있다'이다.

한국정부가 러시아에 대해 그렇게나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면 국내에서 한국정부의 러시아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들로서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최근 러시아정부가 극동 러시아 지역에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매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하는 동방경제포럼의 6차 회의가 지난 9월 초 열렸는데 국내에서는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수린 박사의 주장은 중국의 팽창에 따라 우랄 동쪽 영토가 중국에 잠식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이고, 그 지역 개발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로서 한국을 지목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올바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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