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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자살, 협동원리 터득해야 / 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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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외교협회 작성일11-05-30 16:47 조회1,1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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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자살, 협동원리 터득해야


  연초부터 시작된 KAIST 학생과 교수의 잇단 자살로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현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한동안 퍼져나가나 했더니, 4월 27일에는 졸업생 선후배가 뺑소니 사망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되었고 5월 4일에는 외국인 초빙교수가 돌연사 하였다. 이 모두가 극심한 스트레스와 자괴감에 시달려 정상적인 삶을 이어가기가 불가능한 데서 나온 사태로, 나라발전 과정에서 나타난 희생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사고의 원인이 단순하여, KAIST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당부분 예방이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을 떨칠 수 없다. 첫째는 학생도 교수도 싫어하는 영어수업을 무리하게 밀어붙여서고, 둘째는 성적이 저조한 학생들로부터 수업료를 징수한 것이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원인이 자살로 이어지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 즉 대화를 통한 해결의 길이 막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인이 단순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이상 재발방지가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 국내에서 100만부가 판매되어 선풍을 일으킨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샌들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온 2가지 사례가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즉, 이스라엘에서 탁아소에 아이를 맡기고 늦게 찾으러 온 부모에게 벌금을 매겼더니 지각하는 부모가 오히려 늘고 죄책감마저 느끼지 않더라는 이야기와, 탄소배출권 매매가 성매매와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이 그것이다. 잘하는 사람에게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것은 인간의 가치가 상품화하여 타락과 부패로 이어지는 현실을 극명히 보여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과유불급이라더니, KAIST가 개혁을 과도하게 과감히 밀어붙인 철학적 기저와 발상이 크게 잘못되어 예상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원리는 유아교육부터 고등교육, 아니 그 이상 성인교육까지 하나 같이 닮은꼴이다. 이에 대한 처방은 학생들이 경쟁의 원리를 터득하면 협동의 원리도 터득하게 된다는 사실을 지표로 삼아 평생을 살아가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개인적 차원은 물론이려니와 국제사회에서도 소위 경쟁이라는 것은 어느 나라가 어느 나라와 어떻게 협력을 (다른 나라보다) 더 잘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가장 단적인 예를 들자면, 매년 발표되는 노벨상 수상자의 면면이 말해주는 공통된 사실은 그들이 혹심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선후배, 동료, 연구기관 등과의 협동의 결과로 놀라운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입시지옥, 취업지옥, 교통지옥, 환경지옥 등등 우리 일상의 지긋지긋한 현장은 우리 스스로가 만든 것이므로 스스로 해방을 선언하고 협동으로 해결하자는 이른바 윈·윈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영어를 좋아하고 잘 하며 성적이 월등한 학생이나 교수에게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그렇지 못한 학생이나 교수에게는 아무런 불이익도 주지 말아야 한다. 그 이유는 경쟁의 원리란 내외적 동기부여에 자극을 받아 몰두하는 사람이 앞서도록 하는 것이지 처벌이나 불이익이 두려워 극도의 강박관념으로 살아남도록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운영토록 유도하고 멘터와 멘티를 묶어 학생 상호간과 사제 간에 항시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소위 왕따 당하는 사람이 나오지 말도록 서로 사전에 배려하는 것이다.

김재범 한국외교협회 정책위원, 전 주우루과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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