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이선진 / 2020년 아세안 경제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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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01-16 09:55 조회40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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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진 칼럼] “2020년 아세안 경제를 주목하라”
2020-01-15 12:59:57 게재
한국 경제가 새해를 희망으로 맞이하고, 동북아가 동아시아 경제를 주도하던 것은 이제 먼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금년 한국의 성장률은 2% 초반에 머무르고, 일본은 1%를 훨씬 밑돌 전망이다. 중국과 아세안 경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따뜻해, 중국은 6%, 아세안은 평균4.8~5%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나라마다 다르다. 베트남 필리핀 라오스 등은 6~7%의 높은 성장을 계속하는 반면, 싱가포르와 태국은 1~3%의 낮은 성장률에 머물 전망이다. 그 중간에 4.5~5% 성장대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이 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아세안 중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혜택을 보는 나라와 품목이 있다는 점이다. 미국업자는 중국 대신 베트남에서 휴대전화 등 제품을 수입했고, 중국은 미국 대신 베트남, 동남아로부터 농산물을 대거 사들였다. 중국과 중국 기업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지로 생산지를 옮겼다. 작년 1~9월 간 베트남으로 들어간 중국 투자(FDI)는 전년 동기 대비 2.6배 늘었다. 금년에도 중국 탈출기업의 동남아 이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많은 인구(2억6천만 명)에도 불구, 지난 10년 동안 5% 이상의 안정된 성장률을 보이는 중이다. 또한 최근 수년간 인프라 건설에 많은 투자를 했다. 인구나 국토면적, 부존자원에 비추어 이러한 인프라 건설은 성장 잠재력을 크게 높이는 역할을 한다. 외국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가장 주목하는 나라 중 하나다.
양적성장보다 질적 변화 더 눈길
필자는 아세안 경제의 양적성장보다 질적 변화에 더욱 주목한다. 아세안은 국제환경 변화와 4차 산업혁명 발달에 따라, 더 이상 낮은 임금수준과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개별국가, 아니면 아세안 공동으로 힘을 쏟는다.
우선, 지속적인 아세안 경제통합의 실행이다. 역내 상품교역의 무관세화, 상호 무비자, 투자절차 간소화, 차량의 국경통과 허용, 인프라 건설 등이 역내 교역과 투자, 인적 왕래를 증가시킨다. 아세안 공동체는 2015년 공식 출범했고 2025년까지 추진 계획도 마련하였다.
둘째, 인프라 건설이다. 도로 전력 통신건설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두 가지가 특히 눈에 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태국 미얀마는 기존 철도 시설을 대체하여 시속 150~200km를 낼 수 있는 고속철도를 건설 중이다. 아세안 화물수송의 70% 이상을 트럭에 의존해 왔으나 그것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행정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 섬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작년 제2기 임기를 시작한 조코위 대통령은 이를 서두르고 있다. 금년 말까지 관련법 제정을 끝내고 330억 달러가 소요되는 공사를 시작, 대통령 임기 완료되는 2024년에 이전을 끝낼 계획이다. 자카르타는 매년 5~10cm 정도 침하가 계속되고 홍수로 몸살을 앓기 때문이다. 국가의 균형 발전 차원에서도 수도 이전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는 강하다.
셋째,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는 노력이다. 디지털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세안 인터넷 사용자는 3억6천만 명이고 그중 90% 이상이 휴대전화와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기반 위에 현재 1000억 달러 규모인 전자상거래는 2025년 3000억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부분의 아세안 국가들은 금년, 늦어도 내년까지 5G 통신망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주요도시끼리 연결하는 스마트시티 건설계획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아세안은 미중경쟁의 완충지대
이러한 아세안의 변신에 대한 국제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다. 아세안이 접수한 외국투자(FDI)는 2016년 1186억 달러, 2017년 1470억 달러, 2018년 1527억 달러로 계속 증가세이다.
아세안에 대한 최대 민간투자는 EU 일본 중국 순으로 2018년 중국이 미국을 추월했다. 교역규모와 관광객 규모에서도 중국이 미국 일본을 크게 앞질러 단연 1위이다. 여기에 일대일로 사업까지 결합하면서, 동남아에 대한 중국의 진출은 날로 커질 전망이다. 아마도 중국은 미중경쟁의 충격을 줄이는 완충지대로 인구 6.5억, 세계 5위 GDP인 아세안 경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끝)
이선진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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