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박병환 / ‘러시아제 불화수소’ 언론 보도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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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 ‘러시아제 불화수소’ 언론 보도 유감
2019-07-19 05:00:12 게재
일본 정부는 G20 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국에 대한 불화수소 등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 관련 소재의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한국
정부가 대책 마련으로 분주한 가운데 러시아가 자국산 불화수소를 우리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을 표명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내 언론보도를 보면 러시아를 ‘백기사’에 비유한 보도도 있지만 상당수 매체는 회의적이거나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써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 반도체
업계가 품질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러시아산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심지어 러시아가 갑자기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보도도 있었다.
러시아산 불화수소 도입 가능성과 관련해 두 가지 문제제기가 있다. 첫째, 품질이 일본산과 같은 수준인지 그리고 이를 검증하는데 최소한 2개월이
걸린다는 것이다. 둘째, 품질 즉 순도에 문제가 없더라도
일본산 불화수소의 스펙에 최적화된 공정 및 장비를 러시아산에 맞추려면 수개월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모두
합리적인 문제 제기이다.
그렇다면 우선 러시아산 품질을 확인해 보기 위해 신속하게 샘플과 데이터를 입수하자고 제안 하는 것이 맞다. 안 써봐서 믿을 수 없다는 식으로 반응하는 것은 한국 기업들이 아직은 아쉬울 게 없거나 한일 간 갈등 문제가
곧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어떤 매체는 대만산과 중국산도 있다고
했는데 이들로 대체가 가능하다면 왜 요란을 떠는지 묻고 싶다.
러시아산은 안된다는 회의론부터 제기
한일 갈등은 이제 시작된 것이 아니라 2018년 8월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일본은 그들의 시나리오에 따라 구체적 조치를 시작하였을 뿐이다.
한국이 WTO에 제소하고 또 승소하더라도 짧게는 1년
길게는 후쿠시마 수산물 사례처럼 몇년이 걸린다. 또한 미국이 한국 요청에 따라 일본을 설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과도한 기대이다. 박근혜정부 시절 위안부 문제에 관해
2015년 12월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받아들이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합의가 한일
간에 이루어졌는데 미국이 양국에 합의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언론은 지금은 러시아산 불화수소 수입을 논할 때가 아니라 한일 관계를 총체적으로 정상으로 돌리는 게 시급하다며 특사를 보내든
미국에 중재 역할을 요청하든 외교력을 총동원해 뒤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체재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해 외교력을 집중하는 데 걸림돌이라도 된다는 뜻인가?
어떤 매체는 러시아산 불화수소를 들여오게 되면 한국이 자칫 러시아의 경제식민지가 될 수 있다고 하며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로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수시로 차단하였다고 주장했다. 경제식민지 운운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천연가스 이야기는 러시아에 대한 근거 없는 편견을 보여준 것이다. 러시아는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 밸브를 잠근 적이 없고 경유국인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에 대한 특혜가격 유지 및 통과료 인상을 러시아에 압박하기 위해 벌인 일이다.
사실에 대한 무지와 근거 없는 편견 가득
러시아는 한국에 대해 자국산 불화수소를 구매하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다. 러시아는 어려움을
겪게 될 한국에 대해 선의를 갖고 제의를 했을 뿐이다. 한국기업의 기준에 부합되는지 따져보아 맞으면
수입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구매하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상당수 한국 언론 매체가 한일 갈등에 공연히
러시아가 끼어들기라도 한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무지와 근거 없는 편견이 여전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러시아 제의에 대해 일본 언론은 불화수소 자체는 소규모 연구소에서도 제조 가능하지만 고순도 제조법 특허권은 일본기업이 갖고 있어 러시아가
일본의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고 한국 기업에 공급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의 보도는 러시아도 고순도 불화수소를 제조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러시아의
기초과학 수준은 물리와 화학 부문에서만 노벨상 수상자를 14명이나 배출할 정도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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