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이선진 / 동북3성에서도 뻗어가는 중국 힘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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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09-17 11:42 조회1,64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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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진 칼럼] 동북3성에서도 뻗어가는 중국 힘 실감
2018-09-13 12:13:30 게재
8월 말 중국 동북지방을 여행하였다. 심양에서 차를 임대하여 압록강, 두만강을 따라 단동, 지안, 투먼, 훈춘, 연길을 방문하고 무단장 (헤이롱장
성)까지 갔다. 20여 년 전 중국 대사관에 근무할 때 방문하였던
이 지역의 발전상을 보고 싶고, 또한 중국의 다른 국경 지역과 비교해 보고 싶었다.
이 지역에 대한 과거의 인상은 도시 인프라와 주민생활 수준이 매우 낮았다는 기억뿐이었으나 이번 여행에서 그러한 기억을 깨끗이 지웠다. 고층 빌딩이 즐비하고 주민의 의식주 수준이 잘사는 도시에 비하여 크게 손색이 없다. 교통망이 사통팔달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러 갈레의 도로망이 국경 끝까지 이어져 있어, 여차하면 국경을 넘어 북한과 러시아로 넘어갈 상황이다.
한마디로, 동북3 성에서도 뻗어가는 중국의 힘을
실감하였다. 이는 중국 경제성장의 결실이 외딴 변경지역까지 도달, 즉
심장의 박동이 손끝 발끝까지 뻗어 그 이상(국경)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중국 정치. 경제에 관하여
여러 문제들이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여러 변경지역의 발전상을 직접 목격하면 중국의 성장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행의 또 다른 발견은, 동북지역의 변경 모습이 필자가 자주 찾는
동남아 국가들과 접하고 있는 남쪽의 변경지역과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들은 동남아, 중앙아 지역에서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중국 석유/가스 파이프라인이 국경을 넘어서 건설되고 수송망이 이웃 나라와 연결되어 화물차가 국경 넘어 운행되고 있다. 남쪽의 변경지역은 어디를 가나 국경무역과 관광객으로 북적거린다. 이에
반하여, 두만강, 압록강 연변에 위치한 러시아, 북한과의 변경지역은 한산하였다.
이번 여행은 당초 중국 훈춘에서 러시아로 넘어갈 계획이었으나, 국경 입국절차가 까다롭다고
주위에서 말려 포기하였다. 훈춘의 도시 풍경도 활기차 보이지 않았고 러시아 쪽에서 오는 화물 통행량도
많지는 않았다.
러시아, 북한과의 변경지역은 한산
이는 중국의 성장에 대하여 러시아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러시아 극동 지역은
광범한 영토에도 불구 인구는 600만-700만 명에 불과하지만
중국의 동북 3성 인구는 1억 명이 넘는다. 더욱이 연해주 지역은 지금은 러시아 땅이지만 중국이 서구 열강과의 전쟁에 지면서 150여 년 전 러시아에 할양하였다.
푸틴 대통령이 2010년대 이후 극동지역 개발에 힘을 쏟는 한편, 2015년부터 매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주변국 정상들을 초청하여 동방경제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지역협력체를 구성하여 중국에 대응하려는 모습이다.
중국과 북한을 잇는 압록강(단동) 및 두만강
대교(지안) 위에서 오가는 화물차량의 통행을 한참동안 관찰하였다. 현지 기업인들과의 좌담회를 통하여, 또한 국경도시의 거리 풍경에서도
중국의 대북한 제재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국제제재에도 불구 북한 장마당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현지 기업인들의 주장도 들었고, 일부 한국 언론에서 북. 중
비공식 무역 거래가 활발하다는 기사도 읽었다. 그러나 그것은 국제제재에도 불구 “굶어죽지 않는다” 수준의
이야기에 불과하고, 북한이 바라는 경제개발을 가능하게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과장 보도가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중국 동북 3성 경제의 또 다른 약점은 육상, 해상
공히 동해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없다는 점이다. 동해로 나가는 통로가 있으면, 동북 3성이 일본, 한국
및 태평양 지역까지 수송거리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동북 3성
경제에 엄청난 플러스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통로를 확보하고 동해안에 중국 항만(기지)까지 건설할 수
있다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 지역으로 자신의 정치. 전략적
영향력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
중국은 이제까지 러시아를 통한 통로마련을 시도하였지만 협상에 성공하지 못하였다. 북한을
경유하는 통로 확보 노력도 계속 해 왔다. 북한의 나진/선봉에
경제무역지대를 설립하기로 합의(2010년)하고 공동관리위원회까지
출범시켰으나 유엔 제재로 진전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북한이 중국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겠으나, 동해 진출 통로 확보가 주는 전략적, 경제적 이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중국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동해로 진출할 수 없는 동북3성
중국은 중동 진출을 겨냥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건설사업, 그리고 인도양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미얀마 내 해양기지 건설에 각각
600 억달러, 100 억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요에 따라 엄청난 물량공세도 서슴지 않고 있다.
단동에서 들은 바에 의하면, 중국은 지난 20-30년
동안 북한 진출을 몇 차례 시도하였으나 북한 측 사정으로 무산되었다. 이제 북한이 비핵화와 경제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중국은 다시 기회를 엿볼 것이다. 북한이 경제개발하면서 필요한 재원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 하는 수없이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 하는 문제가 이번 중국 동북지방 여행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이선진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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