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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송종환 / 北, 핵폐기 아닌 보유국 선언...약한 고리 문대통령 통해 제재 이완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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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외교협회 작성일18-06-05 16:03 조회1,5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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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폐기 아닌 보유국 선언...약한 고리 문대통령 통해 제재 이완 노려"
입력 2018.04.22 19:00

 

송종환 경남대 교수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변지희 기자
송종환 경남대 석좌교수는 19일 “북한이 갑자기 대화에 나선 것은 가장 약한 고리인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대북 제재를 이완하고 한·미간 이간과 남남 갈등을 유발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송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진행된 본지 인터뷰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북한은 문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우리를 위협했는데, 지금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제2 고난의 행군’을 앞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송 교수는 지난 20일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을 공식화 한 것에 대해서는 “완전한 핵폐기와는 거리가 먼 ‘핵보유국으로서 회담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 한미연합사 해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 우리나라의 전력 약화를 위한 구체적인 제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송 교수는 “북한은 합의를 이행하려고 회담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들 상황이 급하면 회담장에 나와 우리 요구를 들어주는 척 하는 게 회담의 목적이었으며, 비핵화와 관련된 합의를 하더라도 항상 마지막 이행단계에서 합의를 파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인정했다는 현 정부의 발표에 대해 “주한미군 철수를 항상 외쳐왔던 게 북한”이며 “김정은은 이번에 대놓고 철수 요구를 하지 않겠지만,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용인하는 발언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송 교수는 “2000년 6·15 선언이 이행되지 않은 것도 각항에 대한 해석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라며 “이번 회담에서는 북측이 조항을 임의로 해석하지 못하도록 조항에 대한 합의된 해석을 첨부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합의 내용을 명확하게 하지 않을 바에는 차라리 합의 문서를 안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송 교수는 “지금 우리는 북한의 전쟁 도발을 억지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가져야 하고 종북세력 척결에도 노력해야 한다”며 “지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미국의 전술 핵무기나 사드 등을 갖다놓거나, 미국이 북한 핵 동결을 인정할 경우 우리도 핵을 개발하겠다고 해야한다”고 했다.

다음은 송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

-이번 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일련의 대화 흐름을 어떻게 평가하나.

“작년까지만 해도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우리를 위협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현재 북한은 제2의 고난의 행군을 앞둔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벗어나는 게 가장 시급했고 대북제재를 이완시키려면 가장 약한 고리를 깨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북한이 가장 약한 고리를 문재인 대통령으로 본 것이다. 그래서 갑자기 대화를 하자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신영복이라고 했다. 그런데 신영복은 대한민국 체제를 파괴하려 한 ‘남한 혁명가’ 아닌가.”

-북한이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을 선언했다.

“북한이 핵실험 중단과 ICBM 시험 발사를 언급했지만, 완전한 핵 폐기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핵보유국으로서 회담에 임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주한 미군철수, 미국 전략자산 철수,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한미연합사 해체 등 우리나라 전력 약화를 위한 구체적인 제의를 할 것이다.”

-그래도 북한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산주의자들에게는 회담의 장소와 의제가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데도 이번 정상회담의 장소와 의제를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다. 이것은 통이 큰 게 아니라 북한 마음이 급하다는 증거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벗어나야 하고, 또 대화 국면을 조성하면 남남갈등을 조장하기도 좋다. 1990년대에 동구권이 무너질 때도 북한은 먼저 판문점 평화의 집, 서울에서 회담을 여는 것에 동의했다.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최대 압박을 하고, 더 나아가 군사조치를 하겠다고 강하게 이야기한 것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앉히는데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압박하며 군사적 옵션을 거론할 때만 해도 정부 일각에서 ‘전쟁 하자는 거냐’며 부정적 목소리가 컸다.

“전쟁을 막는 방법은 전쟁 준비를 하는 것이다. 북한이 전쟁을 하자고 도발하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대화하자고 하면 전쟁이 안 나겠나. 국민들에게 이상한 프레임을 씌워 여론을 돌리려는 것일 뿐이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북한에게 경제 지원을 하고 대화를 한다고 해서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전쟁을 할 준비를 해야 전쟁이 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내가 3년간 대사로 근무한 파키스탄과 인도 사이, 중국과 인도 사이에도 종종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다. 하지만 큰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양쪽 다 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제정치학자인 한스 모겐소(Hans Morgenthau)는 ‘핵이 없는 나라가 핵을 가진 나라와 싸우면, 죽거나 항복하거나 둘 중 하나다’고 했다. 북한도 그래서 핵을 만들었다. 유화책으로는 전쟁을 막을 수 없다. 전쟁 준비를 통해 상대방과 동등하게 대화를 할 자세가 되어야 전쟁도 막고 대화도 할 수 있다.”


정의용(왼쪽 앞)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018년 3월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왼손에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있다. 맨 오른쪽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청와대
-어쨌든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남북·미북 간 대화가 시작됐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지난 3월 북한에 갔다온 뒤 ‘북한이 체제를 보장하고 군사적 위협을 제거하면 비핵화를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정 실장이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뒤 결과를 발표할 때는 이 부분은 뺐다. 나는 우리 정부가 ‘북한 핵 폐기’와 북한이 사용하는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가 지금까지 이야기해온 비핵화는 북한 핵폐기다. 그런데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까지 포함하는) 조선반도 비핵화를 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회담도 시작하기 전에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북한이 하는 말을 그대로 쓰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이런 용어에 담긴 북한의 속뜻을 알고도 경시하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북한 핵 폐기를 두고 한·미 공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번 회담에 응하는 북한의 속뜻은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는 북한이 왜 대화에 나오는지, 어떤 상황에서 오는 것인지 잘 파악하고 회담에 임해야 한다. 나는 북한이 핵을 폐기하기 위해 회담장에 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재를 견디지 못해 숨 쉴 틈을 찾기 위해 대화에 임한다고 본다. 지금 우리는 북한과 새로운 합의를 할 필요가 없다. 북한 스스로가 지금까지 우리 정부, 국제사회와 합의해왔던 것을 이행하기만 하면 된다. 지금까지 북한은 핵 폐기와 관련해 8번 합의했는데 이를 모두 이행하지 않았다. 핵 시설 신고를 하면 사찰·검증을 해야 하는데 북한은 검증할 때만 되면 합의를 엎었다. 일례로 1992년에 발표한 ‘한반도비핵화선언’을 보면 이미 그때 조항 하나하나가 매우 잘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남과 북은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 목적에만 사용한다’ ‘남과 북은 핵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아니한다’ 등의 상당히 구체적인 핵폐기 조항이 포함됐다. 이보다 더 좋은 합의문은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이행하면 된다. 새로 만드는 것은 합의를 위한 합의에 불과하다.”

-구체적인 합의문까지 만들었는데 제대로 이행 안 된 이유는 무엇인가.

“본질적인 문제다. 북한은 합의를 이행하려고 회담을 하는 게 아니다. 자신들의 상황이 급하면 회담장에 나와 우리 요구를 들어주는 척 하는 게 회담 목적이었다. 북한은 항상 개막단계, 중간단계, 합의단계, 이행단계의 4가지 단계로 회담을 진행해왔다. 개막단계에서는 지금처럼 남북 간에 예술단을 보내거나,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을 열어 축제 분위기를 일으켰다. 당장 내일 통일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중간단계는 의제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돌리는 단계다. 토론을 오래 하면서 우리 의도도 알아본다. 불리한 상황에서 대화 테이블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수세적이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것도 내밀어 왔다. 북한은 중간단계에서 도저히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안 끌려온다 싶으면 일단 합의는 해줬다. 그리고 마지막 이행단계에서 항상 이행을 하지 않았다. 북한은 결코 믿을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번에도 북한은 ‘우리민족끼리’를 앞세우며 회담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북한은 회담 개막단계서부터 ‘민족애’와 같은 말을 항상 꺼내왔다. 그런데 ‘민족’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쓰는 의미와 북한이 쓰는 의미가 다르다. 우리는 같은 지역에서 역사·언어·문화 등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민족이라고 하는데, 북한은 반외세 투쟁 집단을 민족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미국에 반대하는 사람이 같은 민족이라는 뜻이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을 미국에 반대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북한은 민족이라는 개념에 자주성 투쟁뿐 아니라 김일성 민족이라는 의미도 담았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를 일종의 정신적 지주로 생각하는 사람이 같은 민족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남북 대화를 자신들이 생각하는 통일 정책, 즉 공산화 통일의 수단이라고 생각해왔고 여전히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북한이 말하는 통일정책은 자주·민주 통일이다. ‘자주’는 외세 반대, ‘민주’는 국가보안법 철폐다. 그래야 공산당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 있어서 ‘자주’와 ‘우리민족끼리’는 일맥상통하는데, 주한미군 철수 주장의 기초가 된다. 북한에 우리는 타도 대상일 뿐인데 무슨 대화를 하겠나. 그들은 목적을 달성하고 문서를 만들면 회담을 막판에 엎을 것이다.”

-김정은이 이번에 회담에서 ‘주한미군 용인’이란 말을 안 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긴가.

“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말하며 여러 가지 조건을 걸었는데, ‘체제를 보장해달라’고 한 것은 평화 협정과 미북수교를 의미한다. 아마 이번 회담에서는 주한미군과 우리 군을 약화시키는 방향의 제안을 할 것 같다. 북한이 대놓고 주한미군 철수까지 요구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용인하는 발언도 하지 않을 것이다.”



송인배(가운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남북 정상 간 통화를 위해 청와대에 설치된 핫라인(직통 전화)으로 북측과 시험 통화를 하고 있다. 왼쪽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청와대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정부 일각에서는 국회 비준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그동안의 수많은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우리가 아니라 북한이다. 북한이 이행을 안 하는데 우리 국회에서 비준하면 무엇하나. 그동안 동일한 합의안에 대해 남과 북의 해석이 달랐다. 2000년 6·15 선언이 이행되지 않은 것도 각항에 대한 해석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이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에 대해 양해했다’고 했다고 국무회의에서 밝혔다. 그런데 같은 시각 북한은 김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에 합의하고 갔다고 했다. 또 김대중 대통령은 ‘김일성의 연방제를 북한이 포기했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은 ‘김 전 대통령이 수령님의 통일연방제를 지지하고 갔다’고 했다. 쌍방이 해석이 다르니 이행이 안됐다. 그래서 이번 회담에서는 북측이 조항을 임의로 해석하지 못하도록 조항 해석을 합의해서 첨부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합의 내용을 명확하게 하지 않을 바에는 차라리 합의 문서를 안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문서를 만들면 북한의 선전에 이용당하기만 한다. 특별히 중요한 합의 조항에 대해서는 이게 어떤 의미라고 해석으로 붙여야 한다. 합의의 의미를 명확하게 한 뒤에도 북한이 이행하지 않는다면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는지 추궁하면 된다.”

-이번에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북한을 압박하면 제대로 된 합의와 이행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이번만큼은 좀 다르지 않겠느냐는 희망은 있다. 하지만 잘 되는 것과는 또 다른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만 압박하는 게 아니라 우리한테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국의 남북 대화 기조에 의구심을 품는 측면이 있다. FTA 문제를 남북 회담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결정한다고 했는데, 이런 것을 보면 압박 80%는 북한에, 20%는 우리에게 하는 것 같다. 북한이 이번만큼은 좀 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남북이 27일에 만나서 합의한 것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트럼프 정권은 이전 정권의 북핵 접근을 실패한 정책으로 보고, 북한에 최대 압박을 가하면서 북한 핵 무기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CVID)인 폐기를 요구하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자신의 별장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논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회담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그 동안 취해온 매우 강력한 길로 계속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21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을 결정한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다. 우리의 정상회담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회담은 유동적일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토대로 북한 핵 폐기를 이행할 기틀을 마련해 한반도 평화를 확보하고 민족 공동번영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등이 거론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북한 핵 폐기와 남북한 간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없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 핵 폐기와 남북한 간 군사적 신뢰 구축이 ‘종전선언’의 전제이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렇게 될 때 종전선언-평화협정-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로드맵이 이행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확인, 보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상 하에 우리 정부는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개최될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 북한의 ‘조선반도 비핵화’ 주장에 대응할 북한 핵 폐기 로드 맵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나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 각종 교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인도적 문제를 해결할 뜻이 추호도 없다. 이산가족 문제도 마찬가지다. 1970년대에 이산가족 관련 적십자 회담을 처음 할 때도 그랬다. 우리는 당시 이산가족의 생사와 주소를 알아봤고, 만남 뒤에는 나중에 같이 살 것인지도 조사하려 했는데 북한은 아무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이산가족 범위에 엉뚱하게 ‘친구’를 집어넣더니 국가보안법이 있으면 이들이 자유롭게 한국에서 다니지 못하니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했다. 반공정책과 국가보안법을 폐지해달라는 뜻이었다. 이산가족 상봉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협상’은 쌍방의 이해가 충돌될 때 만나서 의견을 조정하는 행위다. 그런데 공산주의자 사전에는 원래 협상이라는 단어가 없다. 혁명과 폭력에 의해 기존 질서를 깨는 것이 그들의 방법이다. 북한은 당시 적십자회담을 할 때 북한 주민들에게 ‘남측과의 대화는 적을 해이시키고,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적보다 우세한 힘을 기르고 국제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어나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북한은 지금도 그때와 똑같이 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분간 금강산 관광이나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은 꺼내지 않는 게 좋다는 뜻인가.

“휴전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는 안 하는 게 좋지 않겠나.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80세 이상 고령의 이산가족 분들이 수만 명 되는데, 이분들을 생각하면 인도적 교류를 해야 하지만, 이것을 진행하면 북한이 이를 또 이용한다. 이 문제를 정말 해결하려면 몇 가지 항목을 주고 전수조사를 한 뒤, 몇 가지 정책을 북한에 제안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 국면에서 이산가족 상봉 등은 일회성 만남으로 끝나고 만다. 금강산 관광 재개도 그렇다. 북한이 우리 국민에게 총격을 가하고도 사과하지도,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도 않았는데 또 금강산을 가겠단 말인가. 이런 문제들은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대로 하자는 뜻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러면 전쟁이라도 하자는 소리냐’며 호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포장해서도 안 된다.”



송종환 경남대 교수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변지희 기자
-북한 체제가 내부적 모순으로 곧 무너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북한 정권이 수립된 지 70여년이 됐는데 이제 무너질 때가 됐다고 본다. 여러 이유가 있다. 첫째는 북한의 정치 체제가 공산주의이기 때문이다. 공산주의는 사라졌다. 두 번째는 남북한 간 경제 격차가 50배 이상 벌어졌다. 북한 체제가 변하지 않는 이상 경제 격차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벌어질 것이다. 셋째는, 북한에도 국제사회의 정보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북한 사람들도 한국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강하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우리 주도의 통일이 이뤄질 것이다. 우리가 노력하면 더 빨리 통일이 올 것으로 본다.”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통일 동력을 방해하는 것들이 세 가지 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 주변 나라들이 우리가 통일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 우리 사회에 북한을 따르는 종북 세력과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 등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우선 우리가 북한의 전쟁 도발을 막을 수 있는 군사력을 가져야 하고 종북세력도 척결해야 한다. 국민의 경제적 편차도 해결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 등에도 우리가 통일되면 더 유리하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또 우리 스스로 힘이 있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 핵이 없는 나라는 항복하거나 초토화될 뿐이다. 우리 선택은 두 가지인데 미국의 전술 핵무기나 사드 등을 갖다놓거나, 미국에 얘기해 우리도 핵을 개발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이 문제들이 끝날 것 같다.”

☞ 송종환 경남대학교 석좌교수 : 서울대 외교학과에서 학·석사를 하고 미국 터프츠대(Tufts) 플레처 국제법·외교대학원에서 석사, 한양대 정치외교학과에서 박사를 했다. 1970년대 이뤄졌던 최초의 남북대화인 남북 적십자회담 및 남북조절위원회 회의에 참가했고, 청와대 정무1비서실 외무부·통일원 담당관, 국가안전기획부 해외정보실장, 주 유엔대표부 공사, 주미대사관 공사, 주 파키스탄 대사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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