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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천영우 / 트럼프 공언이 ‘코리아 패싱’ 해소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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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외교협회 작성일18-06-04 17:47 조회1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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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칼럼]트럼프 공언이 ‘코리아 패싱’ 해소할 수 있나

미국 움직여 북핵 해결하려면 속 터놓는 전략적 교감 필요한데 中의 北 거래기업 제재할 시점에 균형외교 거론해 의구심만 키워 트럼프 “한국 스키핑 없다”지만 ‘3不’로 군사옵션 신뢰성 허물면 코리아 패싱 스스로 부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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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객원논설위원 (사)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북한 핵문제가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전략은 미중 사이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는 시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박 2일 국빈 방한이 이루어졌다. 동맹의 굳건함과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양국 간 공조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메시지 관리에는 성공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도 감동적이었다. 트럼프는 한미 관계에 이상이 없음을 과시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입지를 강화하고 대북 강경 발언을 자제하는 대신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트럼프의 공언과는 달리 ‘코리아 패싱’은 한미 관계의 저변에 흐르는 안보전략과 대북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철학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면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우리의 발언권은 북한 핵문제 해결에 독자 기여하는 지분과 아울러 해결 수단을 가진 나라들의 역량과 의지를 결집하는 외교력에 비례한다. 독자적 역량은 제한돼 있더라도 막강한 수단을 보유한 미국의 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발언권을 우리의 체급 이상으로 키울 수도 있다. 미국을 움직일 힘은 말로 하는 공조보다 서로 속마음을 터놓고 전략적으로 교감할 능력에 달려 있다.

미국 본토까지 핵탄두를 날려 보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완성을 눈앞에 둔 북한이 핵무기를 흥정 대상으로 삼을 유일한 상황은 무엇일까. 체제의 안전을 지켜 줄 구원자라고 철통같이 믿었던 핵무기가 오히려 멸망을 재촉할 저주가 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을 때다. 김정은이 이런 결론을 내릴 시점은 제재가 전면 경제봉쇄 수준으로 확대돼 북한 체제가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소진되고 계속 핵 포기를 거부하면 미국이 최후 수단으로 틀림없이 군사적 해결에 나설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될 때밖에 없다.

현재의 부분적 제재를 전면 경제봉쇄로 전환하는 데는 중국의 협조가 불가결한데 중국을 움직일 실효적 수단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이다. 중국에 연간 수천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가할 무역 보복과 중국이 그보다 더 두려워할 대만 카드가 바로 그 수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재와 압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의미가 있으나 주인으로서의 발언권을 행사하려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데 동참하는 기개를 보여줌으로써 대북 압박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트럼프가 이번 방중에서 중국의 자발적 대북 경제관계 단절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미중 관계의 파탄을 각오하고 중국의 전략적 셈법을 바꿀 강압적 수단의 사용을 주저하지 않도록 미국을 설득하고 독려해야 한다. 미국의 대중 압박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결정적 시점에 균형외교를 거론한 것은 문 대통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미국 조야에서는 한국이 과연 속마음을 터놓고 의논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인지 의구심을 증폭시킬 것이다.

군사적 옵션의 가치는 북한에 평화적 해결의 대안을 보여줌으로써 협상 이외의 선택을 박탈하는 데 있다. 군사적 해법은 북한에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다. 선제공격을 당했을 때 김정은의 선택은 섣불리 반격에 나섰다가 수일 내에 종말을 맞는 것과 수모를 참고 후일을 기약하며 살아남는 것밖에 없다. 김정은이 아무리 핵 보복을 호언장담해도 자연수명이 다할 때까지 절대 권력을 누리며 살 길을 굳이 마다하고 실제로 집단자살을 선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순간적 정신착란으로 멸망을 선택할 가능성이 아무리 낮더라도 이에 완벽히 대비하지 않으면 군사적 옵션은 신뢰성을 상실하고 오판의 여지를 제공한다. 신뢰성 없는 군사적 옵션은 허풍에 불과하다. 북한의 자살공격으로부터 수도권을 지켜낼 다층적 미사일방어망과 장사정 포탄을 막아낼 방책을 완비하기 전에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김정은에게 먹혀 들어갈 수 없는 이유다.

10월 31일 사드 관련 한중 간 합의 과정에서 나온 정부의 ‘3불(不) 입장’은 우리와 안보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나라와 대한민국의 안보주권을 흥정의 대상으로 삼은 치욕적 자해(自害)행위로 끝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군사적 옵션의 신뢰성을 박탈함으로써 평화적 비핵화 달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 소지도 있다.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중국의 심통을 풀어주기 위해 한국이 수천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권리를 ‘조공’으로 바칠 수도 있는 나라로 비친다면 미국이 속마음을 보여주며 상의하고 공조할 이유가 있을까? 미국이 아무리 코리아 패싱이 없다고 해도 우리가 자초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천영우 객원논설위원 (사)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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