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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정태익 / 장쩌민, 來而不往 非禮也(손님 왔는데 안가면 예의 아니다) 며 김정일에 서울 답방 권유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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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4-04-10 17:18 조회3,9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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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익 전 청와대외교수석의 외교비사


장쩌민, "來而不往 非禮也(손님 왔는데 안가면 예의 아니다)" 며 김정일에 서울 답방 권유했었다

  

[조선일보] 일시 : 2014.04.09 08:05


프리미엄조선 최초공개-상하이 APEC 정상회의 뒷이야기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하이.
국제 중심도시로 도약한 상하이에서 2001년 제9차 APEC(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 기간에 김대중 대통령은 8개국 정상과 개별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 외교비사 7회에서는 그 중에서 미국?중국?러시아?일본의 정상과의 회담 내용을 소개하여 보고자 한다. 물론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내용은 전회에 상술했기에 여기서 제외한다.

장쩌민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대화 소개

김대중 대통령은 2001년 10월 19일 오후에 상하이 APEC 정상회의 주재국 중국의 장쩌민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시 양국은 2002년 수교 10주년 행사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있던 상황이었다. 두 정상은 ‘전면적 협력관계의 공고화와 양자 협력 방안’을 주제로 회담하였다.

양국 정상은 악수를 나눈 다음 필자를 비롯한 배석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김 대통령이 먼저 덕담을 건넸다.
“중국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축하합니다. 향후 올림픽을 개최하면 중국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특히 장쩌민 주석님이 지난 9월 북한을 방문해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한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자 장쩌민 주석이 화답했다.
“중국은 IMF(국제통화기금) 재정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참으로 많습니다. 우리는 남북한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그래서 한반도가 안정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이 작년에 평양에서 이룩한 6?15 남북 정상회담은 그런 점에서 매우 잘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산가족 상봉 중단 사태가 일시적인 현상이길 바랍니다.”

바로 그때였다. 장쩌민 주석이 자신의 평양 방문 당시 김정일 위원장과 나눴던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내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에게 무슨 말을 해줬는지 아십니까?”
“뭐라고 하셨습니까?”
“내가 이렇게 말했어요. ‘손님이 왔는데 가지 않으면 예의가 아니다(來而不往, 非禮也)’라고. 그러면서 김 위원장에게 서울 답방을 권유했지요.”

장쩌민, ‘내이불왕 비례야(來而不往, 非禮也)’라는 예기 문구 인용하면서 김정일에 한국 답방 압력

정상회담에서 이런 수준의 일화를, 그것도 다른 정상과 비공개로 나눈 대화 내용을 털어놓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날 정상회담에 배석한 필자도 ‘내이불왕 비례야(來而不往, 非禮也)’ 이야기는 사실 처음 듣는 말이었다. 처음에는 장쩌민 주석이 인용한 문구가 ‘논어’에 나오는 말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숙소로 돌아와 정확한 출처를 찾아보니 ‘예기’였다.

2001년 10월 20일 상하이 APEC 정상회의 의제 설명회장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이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01년 10월 20일 상하이 APEC 정상회의 의제 설명회장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이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예의는 서로 오가는 것을 숭상한다. 가는 것이 있고 오는 것이 없으면 예의가 아니며, 오는 것이 있고 가는 것이 없어도 예의가 아니다(禮尙往來, 往而不來, 非禮也; 來而不往, 亦非禮也).”
원래는 ‘내이불왕 역비례야(來而不往, 亦非禮也)’가 정확하지만 장쩌민 주석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간결하게 설명하기 위해 ‘역(亦)’을 빼버리고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상회담이 끝나고 기자회견을 했지만 이 말은 끝내 양국 기자들의 안테나에 포착되지 못했다. 따라서 장쩌민 주석의 ‘예기’를 인용한 김정일 위원장 서울 답방 권유 발언은 이 글이 언론 최초 공개의 자리가 된다.

유창한 영어와 피아노 연주 실력을 과시한 장쩌민

김정일 위원장과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필자는 장쩌민 주석이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깊은 신뢰와 호의를 가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정반대의 인식태도는 장쩌민 주석 자신이 동양의 예의를 가르치듯 대했다고 소개하는 장면에서 어느 정도 읽혀졌다.

한편 중국이 한반도의 안정에 대외정책의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이 당시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더욱 분명하게 되었다. 나아가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이 좀더 노력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을 바라고 있었던 김대중 대통령은 장쩌민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답방을 강하게 권유한 사실에 대하여 특별히 고맙게 생각하고 감사를 표했다.

1993년 취임한 장쩌민 주석은 미국 및 유럽과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중국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잘 읽어내고 대응하는 탁월한 능력도 가지고 있었다. 장 주석은 제9차 상하이 APEC 정상회의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과 피아노 연주 능력을 과시하는 등 개인적인 역량을 최대한 발휘함을 물론 개별 정상회담시 해박한 중국고전에 대한 지식을 유감없이 나타내는 인용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함으로써 세계적 지도자로서의 세련된 면모를 십분 과시하였다.

푸틴, “김정일은 북한 변화의 필요성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김정일에 실망”

김대중 대통령은 같은 날 10월 19일 오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김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두 달 전인 8월에 성사된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관한 평가를 청취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남북관계 증진을 위해 러시아가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01년 상하이 APEC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들. 왼쪽부터 존 하워드 호주 총리, 장 크레티엥 캐나다 총리, 에스코바르 칠레 대통령, 둥젠화 홍콩 행정수반, 메가와티 인도네시아 대통령,고이즈미 일본 총리, 김대중 대통령,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 클라크 뉴질렌드 총리, 볼키아 부루나이 국왕,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 폭스 멕시코 대통령, 모라우타 파푸니아뉴기니 초일, 톨레도 페루 대통령,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고촉동 싱가포르 총리, 탁신 태국 총리, 부시 미 대통령, 판반 카이 베트남 총리.
▲ 2001년 상하이 APEC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들. 왼쪽부터 존 하워드 호주 총리, 장 크레티엥 캐나다 총리, 에스코바르 칠레 대통령, 둥젠화 홍콩 행정수반, 메가와티 인도네시아 대통령,고이즈미 일본 총리, 김대중 대통령,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 클라크 뉴질렌드 총리, 볼키아 부루나이 국왕,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 폭스 멕시코 대통령, 모라우타 파푸니아뉴기니 초일, 톨레도 페루 대통령,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고촉동 싱가포르 총리, 탁신 태국 총리, 부시 미 대통령, 판반 카이 베트남 총리.

이어서 양국의 대통령은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한반도 연결사업과 나호드카 공단 건설 등 양국간 협력사업의 촉진방안, 남쿠릴 해역 꽁치조업 문제의 원만한 해결 노력, 테러방지를 위한 국제적 공동 노력을 위한 추진 방안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협의했다.

이날 정상회담에 배석한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 결과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설명이었다.
“김정일 위원장은 세계 정세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변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서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내부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 위원장은 평양으로 돌아가서는 변화된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그래서 (김정일 위원장이) 실망스럽다”고 김 대통령에게 토로하였다. 이어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사업과 관련하여 김 위원장에게 훈수해주었던 내용도 소개했다.

“저는 일본과 서방 자본을 유치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국제 프로젝트로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김 위원장에게 강조해서 제안했습니다.”
대륙과의 철도 연결을 열망하고 있었던 김대중 대통령은 이 점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하였다.


출처: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4/08/20140408046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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