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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강대현 / 사모아에 묻힌 원양 선원들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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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3-11-05 15:44 조회1,7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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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아에 묻힌 원양 선원들을 기리며


[조선일보] 기사입력 2013-09-2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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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현 (사)국제교류증진협회 회장·前 주포르투갈 대사

동사모아의 수도 팡고팡고(Pango Pango)는 남태평양의 각국 원양어선들에는 아주 중요한 항구다. 주요 참치 어장과 가까우면서 파도가 없고 수심은 깊은 천혜의 양항이기 때문이다. 60·70년대를 거쳐 80년대 초까지 우리 원양어선들도 많을 때는 한 해 280여척이 기항하며 대양의 거친 파도에 지친 선원들이 심신을 추스르던 곳이다.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분도 호주·뉴질랜드 방문길에 이 작은 섬 동사모아를 특별히 찾아 이곳 원양 선원들을 격려했다. 당시 여고생이던 박근혜 대통령도 수행단의 일원이었다. 돌아보면 그 시절 이역만리 독일에서 석탄을 캐던 우리 광부들과 똑같이 1달러라도 더 외화를 벌기 위해 남태평양의 험한 파도와 사투를 벌이던 우리 원양 선원들이 박 대통령으로서는 눈물겹도록 고마웠을 것이다.

2006년 8월 필자는 하와이 총영사로서 이 미국령 동사모아를 방문한 바 있다. 성황을 누렸던 팡고팡고 한국 선단이 90년대 들어 모두 철수하면서 박 대통령 방문 후 1972년 개설된 ‘한국관’도 이 시기에 방화로 소실돼 골조만 남아 무척 안타까웠다. 하지만 당시 가장 가슴 아팠던 기억은 동사모아에 있는 약 100기의 우리 선원들 묘지였다. 반듯한 추모비 하나 없이 방치된 묘역에서 이름도 분명치 않은 조그만 돌바닥에 화환을 놓으며 필자는 눈시울을 적셨다. 우리나라가 헐벗고 어렵던 시절 사모아 원양 선원들이 바다의 산업 역군이었음을 감안하면 지금이라도 우리 원양 수산업계와 당국이 협의해 사모아의 선원 묘지를 고국의 가족 곁으로 이장해주든지 아니면 그곳 3곳에 산재한 묘역을 통합해 제대로 된 추모비라도 세우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격에 합당한 일일 것이다.

마침 지난달 18일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은 ‘스타키스트사모아 설립 50주년 기념식’에서 2008년 인수한 그곳 참치 공장을 장래 글로벌 1위의 수산물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언명했다고 한다. 그 말대로 이 참치 공장이 세계 최고로 발전하기 바란다. 그러면 교민들도 염원하는 한국 원양 선단의 팡고팡고 복귀도 늘어날 테고, 남태평양에서 땀 흘리며 희생한 우리 원양 선원들의 역정도 재조명받을 것이다. 그리고 불타버린 한국관 자리에 조국의 발전한 모습을 담은 새 한국관도 언젠가 다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강대현 (사)국제교류증진협회 회장·前 주포르투갈 대사]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023&aid=000258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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