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김석우 / 한국사회 봉사정신 누가 왜곡시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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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3-11-05 15:42 조회1,25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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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硏 원장) “통일 뒤 독재에 신음하던 북한동포들을 위해 무엇을 했었는지 답변할 수 있어야” 지난 추석연휴 중 물망초학교(이사장 박선영)의 탈북어린이들이 찾을 고향이 없어 외롭다는 사정을 듣고 이웃 신륵사의 세영 주지스님이 그들을 초대하였다. 의지할 가족을 잃고 꽃제비생활과 같은 험난한 과정을 거쳐 한국에 도착한 새싹들은 그윽한 정을 받으면서 자기성찰을 하고 용기를 얻는 값진 경험을 하였다. 그 옆에서 필자도 한국사회에서 봉사정신이 확산되는 물결을 직접 확인하였다. 일본에 후쿠시마 대재해가 닥쳤을 때, 한국사회는 자신의 불행인 것처럼 순식간에 구호의 손길을 보냈다. 성금모금액만도 900억원에 달해 1982년 독립기념관 건립 때의 두 배였다. 아이티 지진이나 중국 쓰촨성 지진사태에도 한국은 상당액의 성금과 구조대를 보냈다. 그뿐인가. 한국 교회들이 중심이 되는 월드비전, 세이브더칠드런, 굿네이버스나 유니세프 봉사단의 아프리카 어린이 지원활동은 세계적 수준으로 성공하여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제 한국사회의 자원봉사활동도 양적으로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무릇 어느 사회가 선진사회인가의 여부는 그러한 외형적인 발전도 필요하지만, 내면의 성숙이 더 중요하다. 인종, 피부색, 성별, 언어, 종교, 정치적 견해가 자신과 다르다 하더라도 남들이 불행을 당했을 때 고통을 분담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타주의 정신이야말로 선진사회의 핵심요건이다. 그러기에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사회에서는 정치지도자가 되기 위한 요건으로 봉사활동 여부를 묻고 있다. 공부를 잘해서 사법시험에 합격한 법조인이나 성공한 기업인 출신 인사들이 주축으로 되어 있는 한국의 정치계가 아직도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의 이해관계에 너무 매몰되어 극한투쟁을 선호하는 원인 중 하나는 봉사정신의 빈곤에 있는 것 같다. 대한적십자사의 회비납부 안내서에 ‘이 회비는 북한정권을 지원하는 데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문구를 집어넣었는데도 국민들의 회비납부는 잘 늘어나지 않는다. 현명한 국민들이 한국 적십자사의 지난 과오를 아직도 용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석기 사태는 국기를 흔들거나 이적활동을 하는 단체들에게 막대한 세금과 함께 기업들의 돈이 흘러들어 갔고, 이것이 우리 사회의 인류애적 봉사정신을 한참 왜곡시켜왔다는 사실도 함께 깨닫게 하였다. 한국사회의 대표적 기업이 공모하는 봉사상 후보로 탈북자문제나 북한인권문제에 공헌한 인권운동가를 추천하면 심사위원들은 북한정권에 대한 정치공세 활동이라는 이유로 검토대상에서 제외시켜 버린다. 그러한 기업이 대표적 좌파 시민단체에 수백억원이 넘는 지원을 하여 종북세력의 숙주노릇을 해 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햇볕정책 기간 동안 북한인권단체들을 지원하는 기업은 세무조사 대상이 된다는 소문마저 돌아다녔다. 북한정권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한주민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북한인권법 통과를 한사코 막으려는 정치인들의 입김이 작용했었다. 기업사회에서는 자신의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탈북자나 북한인권단체를 외면하는 비겁한 풍토가 일반화되어 버렸다. 유명 연예인들마저도 탈북자 문제에는 애써 거리를 두려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선량한 시민들의 자원봉사나 성금마저도 먼 아프리카 지원활동에서 대리만족을 얻는 것이 아닌가? 아프리카 봉사도 물론 계속해야 한다. 그러나 이 지구상 가장 열악한 상황에서 헐벗고 고통 받는 북한주민들이나 탈북청소년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국회는 2005년부터 제기된 북한인권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우리의 기업과 시민사회는 통일이 이루어졌을 때, 독재에 신음하던 북한 동포들이 자신들을 위해 무엇을 하였는가 물어오면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햇볕정책 당시 기업들이 좌파단체에 일방적으로 지원했던 것처럼 이제 북한인권단체들을 스스럼없이 지원하는 풍토로 정상화시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통일을 위해 보람 있는 기여를 하는 것이다.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硏 원장) 출처 :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7582912&cp=n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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