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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도 분야별 전문시스템 구축해야 / 이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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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1-05-10 19:43 조회2,0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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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EU FTA나 한·미 FTA 협정 번역이 잘못됐다며 외교통상부가 질타당하고 외교적으로도 부끄러운 오점이 되고 있다.(5일자 A6면) 중요한 국제협약을 체결하면서 이런 오역을 하게 된 이유와 배경이 궁금해진다. 나라의 체면과 엄청난 경제적 이해가 얽혀 있는 협약문 내용을 처음부터 책임 있는 전문인들이 번역하고 감수하는 과정을 제대로 거쳤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 같아 아쉽다.

"번역은 반역"이라는 말도 있다. 한 나라의 언어가 무릇 오랜 전통과 문화를 배경으로 섬세하게 생성되는 것인데,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을 가진 다른 언어로 정확히 표현하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무리이다. 성경에도 \'부자가 천국 들어가는 게 낙타가 바늘구멍을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는 내용 중 당초 아람어 원문에 있던 \'밧줄\'이 \'낙타\'로 오역되었는데도 지금껏 버젓이 통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화 시대가 심화되고 서로 다른 문화나 말이 서로 용합되면서 자연히 번역 기술이나 방법도 점점 더 완벽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 간 교류가 요즘처럼 빈번하지 않고 서로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미묘하기 전에는 번역이나 통역상의 오류도 부지불식간에 지나치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은 애교로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중요한 국제 협약을 체결할 때는 반드시 해석상의 오해나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기준이 되는 언어정본을 정하거나 국제재판의 과정을 거치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우리가 이미 체결한 국제조약이나 개인 간 계약내용의 번역이 모두 정확하게 되었다고 보기에는 많은 의문점이 남는다.

외교관들은 투철한 국가관과 사명감으로 외교업무 전반을 담당하지만 구체적인 전문분야에서는 문외한일 수도 있다. 외교부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국제환경에서 국익을 위해 필요하다면 통상뿐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겸비한 전문인을 언제든지 투입, 활용해야 한다. 예산 확보 등 구차한 이유로 전문지식이 없는 문외한에게 전문분야의 번역업무를 맡기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중요한 국제협약의 번역에도 최고의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책임 있는 전문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이경우 前 주 요르단 대사·재능대학 석좌교수

조선일보 2011.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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