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 언론기고 및 출판





밖에서 알아줘야 국가브랜드다/서대원

페이지 정보

작성일2011-05-10 18:46 조회1,244회 댓글0건

본문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보고대회를 열고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권에 있는 한국의 국가브랜드 순위를 중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일부 해외 언론의 한국 경제에 대한 불신, 왜곡 보도 등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재연되는 것을 볼 때 이제 정부 차원에서 우리 경제력에 걸맞은 국가브랜드 가치 확보를 위해 ‘국가마케팅’에 본격 나서는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그런데 국가브랜드는 시장에서 팔고 사는 상품브랜드나 기업브랜드와는 다르다. 이는 한 나라가 보유한 유·무형 자산의 총체이기 때문에 국가브랜드를 제고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국가의 대내적·대외적 기초를 개선, 강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가 국가브랜드 제고 사업을 주도해 나가는 데 있어 기본 방향과 원칙을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우리가 보유한 브랜드 자산의 실체를 올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 부분은 상품경쟁력, 신용도, 세계 시민의식 등 많은 분야에 걸쳐 있을 것이다. 그중 특히 정부가 책임지고 앞장서야 할 부분은 대한민국이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달성한 모범 성공사례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의 기여’를 확대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우리가 꼭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국제사회에의 기여’ 사업은 이미 다수 선진국이 우리보다 수십 년 앞서 해온 사업이고, 특히 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 등은 20여 년 전부터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1% 가까운 수준을 해외 원조로 제공해 왔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베푼다는 생각’보다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서, 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밀린 숙제를 한다는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10년 내지 20년 동안 꾸준히 정열을 쏟되, 조용히 봉사하는 자세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의무(Noblesse Oblige)를 다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국제사회에서의 도덕적 기반을 갖게 함으로써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한 백년대계의 초석이 될 것이다.

둘째는 우리의 제도·관행·사고 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확립하는 것이다. 우리의 시각과 사고를 개방하고 넓혀서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되, 남의 것도 마찬가지로 소중히 여기고, 우리 것만 홍보하고 보급하려 할 것이 아니라 동시에 남의 것도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한국인의 손으로, 한국인들끼리, 한국인을 위해” 하는 것을 당연시하던 순혈주의와 국수주의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으며 세계 일류 선진국가를 목표로 하는 한국인이 이제는 자신감을 가지고 코리아를 넘어서서 국제 기준을 수용하고 실천하는 용기와 결단을 보여야 한다. 남의 것을 잘 이해하고 소중히 여길 때, 우리 것도 바로 보이고, 우리 것을 더욱 사랑하는 마음도 생긴다고 본다.

셋째, 국가브랜드 제고는 그 성격상 단시일 내에 달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너무 서두르거나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해한다면 성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국가브랜드의 본질은 결국 국가의 총체적 품격을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를 점검하는 것은 필요하나, 계량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치중하다 보면 본말이 전도될 우려가 있다. 결국 국가브랜드라는 것이 나 스스로가 ‘좋아졌다, 올라갔다’ 하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이, 그것도 외국 및 외국인이 스스로 인정할 때 자명해지지 않겠는가. 가시적 성과에 급급해한다면 그것은 위에서 말한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본다.

서대원 현대로템 상임고문 전 헝가리 대사

중앙일보/2009년 3월 24일

Warning: Use of undefined constant php - assumed 'php' (this will throw an Error in a future version of PHP) in /home1/page87/public_html/kcfr20/skin/board/basic_book/view.skin.php on line 184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47건 14 페이지
회원 언론기고 및 출판 목록
번호 제목
57 국가이미지와 국가브랜드 가치/조원일
일자: 05-10 | 조회: 1212
2011-05-10
1212
56 위기를 넘어 멀리 보는 ‘정치경제학’ 기대한다/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240
2011-05-10
1240
55 기축통화 달러 위상 흔들린다지만/윤영관
일자: 05-10 | 조회: 1259
2011-05-10
1259
54 北로켓발사 제재-대화 병행을/이순천
일자: 05-10 | 조회: 1239
2011-05-10
1239
53 북한의 게임 플랜/한승주
일자: 05-10 | 조회: 1244
2011-05-10
1244
52 [초대석]창립 18돌 맞는 한국국제협력단 박대원 총재
일자: 05-10 | 조회: 1380
2011-05-10
1380
51 정치권의 심기일전을 촉구한다/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218
2011-05-10
1218
열람중 밖에서 알아줘야 국가브랜드다/서대원
일자: 05-10 | 조회: 1245
2011-05-10
1245
49 남북한 윈윈게임은 가능한가/한승주
일자: 05-10 | 조회: 1306
2011-05-10
1306
48 정치 복원 위해 헌법문화 키우자/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098
2011-05-10
1098
47 평준화의 환상을 버리자/이인호
일자: 05-10 | 조회: 1339
2011-05-10
1339
46 동북아 넘어 동아시아 외교 주도를/이선진
일자: 05-10 | 조회: 1241
2011-05-10
1241
45 힐러리 장관 방한에 거는 기대와 우려/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170
2011-05-10
1170
44 ‘시빌리티’는 사치인가/한승주
일자: 05-10 | 조회: 1420
2011-05-10
1420
43 누가, 무엇이 우리를 구해줄 것인가/이인호
일자: 05-10 | 조회: 1349
2011-05-10
1349
42 헌법 존중하는 법치로 민주화 2기를/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182
2011-05-10
1182
41 미국이냐, 중국이냐 이분법 벗어나야/윤영관
일자: 05-10 | 조회: 1296
2011-05-10
1296
40 오바마 외교와 ‘골디락스 법칙’ /한승주
일자: 05-10 | 조회: 1738
2011-05-10
1738
39 금융위기는 곧 정치위기다./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221
2011-05-10
1221
38 '일(日) 극우파' 대신 '일(日) 침략적 민족주의자'…
일자: 05-10 | 조회: 1357
2011-05-10
1357
37 우리는 과연 주인 의식을 갖고 있는가/윤영관
일자: 05-10 | 조회: 1251
2011-05-10
1251
36 북(北) 급변과 한·미 관계/김석우
일자: 05-10 | 조회: 1209
2011-05-10
1209
35 올림픽과 중국의 갈 길/윤영관
일자: 05-10 | 조회: 1229
2011-05-10
1229
34 탈북자 인권에 韓中작지만 의미있는 진전/김석우
일자: 05-10 | 조회: 1157
2011-05-10
1157
33 혐한증, 중국만 비난할 수 없다/유종하
일자: 05-10 | 조회: 1470
2011-05-10
1470
32 민주주의와 성공적 외교/윤영관
일자: 05-10 | 조회: 1285
2011-05-10
1285
31 ‘외교 60년’ 폄하해선 안 된다/박수길
일자: 05-10 | 조회: 1289
2011-05-10
1289
30 일본의 억지 주장과 우리의 대처/정정검
일자: 05-10 | 조회: 1419
2011-05-10
1419
29 '독도'에 대한 한민족의 바람직한 시대적 자세/정정검
일자: 05-10 | 조회: 1368
2011-05-10
1368
28 한미(韓美)정상이 나눠야 할 이야기/한승주
일자: 05-10 | 조회: 1287
2011-05-10
1287
게시물 검색







한국외교협회 | 개인정보 보호관리자: 박경훈
E-mail: kcfr@hanmail.net

주소: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94길 33
TEL: 02-2186-3600 | FAX: 02-585-6204

Copyright(c) 한국외교협회 All Rights Reserved.
hosting by 1004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