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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방한과 한·미 관계 새 지평/이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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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1-05-10 19:05 조회1,3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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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각별히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하는 것은 반세기를 넘겨 다져온 한·미 양국의 끈끈한 동맹 관계의 전통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인들이 지구촌의 많은 시민과 더불어 미국 대통령으로서 오바마의 세계 무대 진출을 환영한 것은 그가 미국과 세계를 위해, 그리고 한·미 관계의 앞날을 위해 새로운 가능성을 상징하기 때문이었다. 세계는 이미 정보화혁명을 거치면서 인간의 삶의 질과 내용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문명사적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이렇듯 격동하는 역사의 고비에서 자유·평등·정의와 같은 전통적 가치와 규범이 계속 유효한가에 대한 의문은 널리 파급될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의 정치·군사적 영향력 감소 및 세계로 확산된 금융위기는 다극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국제질서의 모색을 인류공통의 과제로 부각시키고 있다. 바로 이러한 때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세계를 위해 미래의 문을 열 수 있는 지도자로 부상한 것이다.

인종과 문화의 차이를 넘어 민주적 규범과 절차로 운영되는 최초의 공화국을 지향한 200여 년의 미국 역사는 지구촌 모든 시민의 관심이 쏠린 거대한 실험이었으며 그간의 미국사회가 경험한 우여곡절은 결코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러기에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단순한 정치적 해프닝이 아니라 인간승리와 미국적 실험의 성공을 보여준 역사적 드라마였고 이 과정을 통해 미국은 새로운 활력을 충전했다고 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제시한 어젠다는 우리 한국을 포함한 지구촌 곳곳에서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인류를 빠른 속도로 큰 재앙 속에 몰아넣을 수 있는 기후변화의 문제, 단 한 번의 실수나 단 한 사람의 악의에 찬 결정으로 전 세계를 파멸시킬 수 있는 핵ケ袖?확산 및 감축 부진의 문제, 그리고 점차 그 도가 심화되고 있는 국가 간 및 계층 간의 빈부 격차 문제 등은 더 이상 국제사회가 방치할 수 없는 시급한 과제들이며 이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한 노력에 그가 앞장서겠다는 결의를 명백히 했다. 이러한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은 국제정치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보강할 뿐 아니라 한·미 동맹 관계의 질적 발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 방문하고 있는 동북아시아는 오늘날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성취한 국제정치 및 경제의 새로운 중심지역으로 각광 받고 있다. 그러나 어두웠던 지난날의 유산과 끈질기게 풀리지 않는 난제들이 마구 얽혀 있는 곳이 바로 이 지역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64년 전 역사상 처음으로 핵폭탄의 세례를 받았던 히로시마가 이곳에 있다. 그 처참한 핵무기의 희생자가 아직도 산증인으로 고통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안보를 위해 핵전쟁의 위험도 불사하겠다는 집단이 이 지역에 상존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제2차 세계대전이 남긴 마지막 숙제인 한반도의 통일도 아직 뚜렷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동맹국인 한국과 미국이 함께 나아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난한 것이다.

우리 한국인은 우리가 성취한 산업화와 민주화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하게 평가절하하는 우매한 국민은 아니다. 우리의 꿈과 분수에 맞게 국제사회, 특히 동맹국과 함께 나아갈 목표를 위해서는 우리의 몫을 충실히 담당할 결의와 자신을 갖고 있다. 새로운 국제질서의 건설을 위해 경제발전 차원에서 우리보다 몇 발짝 뒤에서 오고 있는 발전도상국에 대한 원조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기로 결정했다. 전쟁과 테러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의 평화유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군사적 집단노력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국제사회의 공동노력에도 ‘녹색성장’을 경제정책의 중심축으로 설정하고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전향적 입장은 국익을 추구한다는 당연한 원칙에 더하여 한·미 동맹이 함께 추구하는 평화롭고 공정한 지구촌 질서와 체제에 대한 꿈과 믿음에 기초한 것이다.

오늘의 한·미 동맹은 단순한 군사동맹이 아니라 지역의 안전과 번영을 담보하며 평화로운 이웃을 건설하는, 그리하여 새롭고 생산적인 국제질서를 창출하는 21세기형 동반자 관계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은 바로 이러한 미래지향적 한·미 동반자 관계를 내외에 과시하는 계기가 되리라고 믿는다.

이홍구 전 총리·본사고문

중앙일보/2009년 1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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