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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북한을 왜 살살 다룰까/이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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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1-05-10 19:10 조회1,3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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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북한이 압록강대교 건설, 압록강 연안 개발(위화도, 황금평), 나진항 임차에 관하여 합의했다는 언론 보도를 들으면서 중국이 지난 10년에 걸쳐 취한 대동남아 전략과 많은 유사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국은 2000년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에 대해 자유무역협정 구상을 제시한 일을 시발점으로 하여 동남아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 정책을 취했다. 이 전략은 동남아에서 미국 일본에 앞선 중국의 위치를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중국과 베트남 관계가 대표적인 예이다. 베트남은 1979년 중국의 침공을 경험하고 중국과 영토 분쟁이 가장 치열했던 나라이다. 그러나 양국의 무역은 1991년 19억 달러에서 작년 200억 달러로 신장됐다. 특이하게도 베트남이 12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 어느 베트남 학자는 비공식 국경무역이 공식무역을 상회한다고 말한다.

또한 난닝과 하노이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및 철도가 운행 중인데 쿤밍과 하노이 연결 도로 및 철도도 2012년경 완성된다. 전장을 공동번영의 터로 바꾸자는 중국의 구호가 먹혀들어가는 셈이다. 중국은 또한 미얀마에서 경제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미얀마의 국제적 고립은 오히려 중국의 독점적 지위를 도와준 결과를 가져왔다. 이를 감안하여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취임하자마자 미얀마 정책을 수정한다.

중국이 동남아 진출에 사용한 연성외교(soft power diplomacy)의 특징은 첫째, 동남아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정책부터 과감하게 취한다. 남중국해에서 무력 불사용 선언이 한 예이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는 남중국해의 영토문제를 두고 오랫동안 다투면서 해전까지 불사했으나 더는 무력 사용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둘째, 동남아와 경제적 교류를 강화하되 이를 중국 지방 경제발전 전략과 연계하여 추진력을 갖도록 한다. 중국은 교통망과 인프라 건설 지원으로 국경지역 간의 인적 물적 교류 활성화를 먼저 추진했다. 중국의 지원으로 건설한 동남아 지역의 도로 철도 교량 항만 발전소 댐은 매우 많다. 마지막으로 과거 고집하던 양자외교 방식을 다자지역협력으로 전환했다.

중국은 동남아에서의 성공 방식을 북한에 적용하려고 할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북한 미얀마 베트남 모두 다루기 매우 힘든 상대이다. 미얀마와 베트남에서 거둔 성공 경험을 중국 정부는 북한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것이다. 중국은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핵문제를 갖고 북한을 안심시키려 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 6자회담 개최 등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내심 북한이 우려하는 ‘조급한 핵 제거’보다는 사태의 악화와 확대를 바라지 않는 ‘핵 관리’에 주력할 것이다. 미국 역시 북한 핵과 관련해 이미 ‘관리정책’으로 전환하였다는 일본 언론의 비판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은 또 국경무역을 활성화하고 북한의 인프라 건설에 착수할 것이다. 인프라 건설의 첫 단계는 양국의 교통망을 연결해 단둥∼신의주∼평양으로 이어지는 주요 도시의 인적 물적 교류 활성화이다. 또 훈춘∼나진 교통망을 구축하여 내륙의 물류를 나진항으로 연결하는 계획도 추진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중국은 북한의 경계감을 높이지 않기 위하여 결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중국의 북한 연성외교 전략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은 대북한정책과 함께 중국의 연성외교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한다. 미국과 일본이 동남아에서 중국세에 밀려 고전하는 현재의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선진 한림대 객원교수

동아일보/2010년 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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